울나라내음

자승스님/ 명진스님 조계사서 펌글

아지사리 2010. 3. 25. 14:16

 

 

 

제     목   총무원장 스님께 올리는 글
글 쓴 이    김근희 날짜   2010-03-24 조회수   376

 


 총무원장 스님,


 


모든 사실을 알고 난 지금, 가슴이 아픕니다.


그래서 차라리 눈물이 납니다.


이제는 분노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고초가 많으셨겠습니까?


참회한다 하셨다는 말씀 진심으로 전해집니다.


혹자는 종교가 정치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외치고,


무슨 약점이 있기에 굳건히 뿌리치지 못했냐고 원망도 합니다.


그러나 어느 집단에서나 책임자의 길은 힘들고 외로운 것입니다.


고뇌에 찬 그것임을 이해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 보입니다.


책임자로서 일선에서 일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부딪치는 시련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마음에 들지 않아도 반대쪽과 화합해야 하고,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 할 때도 있을 테지요.


눈물을 머금고 나를 버려야 할 때도 있고,


더러는 비굴하게 타협을 해야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모두들 불교계의 수장이신 총무원장 스님이 일개 정당 원내대표에게 굴복했다 손가락질 하고 치욕이라 하여도


그들도 어쩔 수 없으리란 사실도 압니다.


더 큰 대의를 위해 그들과 타협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 순간 모든 것을 다 이해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간 마음속 갈등과 고초를 겪으셨을 총무원장 스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백번을 생각해도 일처리의 순서나 방법 면에서는 잘못 되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권력의 검은 손이 이 나라 어디엔들 뻗치지 않는 곳이 있겠습니까?


뉘라서 그 힘을 거역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스님은 다르셨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다른 어떤 분도 아닌 자승스님께서는 다르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명진 스님이 어떤 분입니까?


총무원장 스님과 명진 스님 두 분은 막역한 사이라 전해 들었습니다.


두 분께서는 얼마든지 대화가 통할 수 있었으리라 봅니다.


그야말로 이런 중차대한 일에 그리 가까운 두 분도  소통과 화합을 않으시고 누구와 하려 하셨습니까?


미리 총무원장 스님의 그 고초를 명진 스님과 소통하셨더라면 오늘 이런 화는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명진 스님의 그런 행보를 믿습니다.


아마도 총무원장 스님이 처하신 곤혹스런 상황을 말씀하시고 상의를 하셨더라면,


어쩌면 그 고초 모르실 명진 스님이 아니시기에 기꺼이 해결책을 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렵지 않게 당신의 고초를 풀어주셨으리라 믿습니다.


외압이 있다면, 그래서 불교계 전체가 위태로워진다면 기꺼이 당신이 희생양이 되어 주실 분이라 생각합니다.


잠시 내리는 소낙비야 피해 가면 될 일 아니겠습니까?


그것이야말로 불의와의 타협이 아니라,  대를 위한 소의 희생으로 일단락 지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잘 모르긴 해도 명진 스님은 그런 분이라 생각합니다.


어차피 봉은사 주지자리에 연연하는 분이 아니셨기에 총무원장스님을 위해,  불교계를 위해,


스스로 자리를 내 주셨을 것이라 봅니다.


그리고 불같이 일어나는 신도들의 반발을 달래 주셨겠지요.


그리고는 훗날을 기약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아,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이미 대세는 기울었습니다.


전국 불자만이 아니라 전 국민들이 명진 스님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종단에서만 묵묵부답, 내지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더는 추태로 몰아가서는 안 됩니다.


온 국민이 지지할 때 그 힘으로 불의를 몰아내야 합니다.


지금은 돌이키기도 어렵겠지만, 이젠 총무원장 스님께서 한 발짝 물러서실 때인 것 같습니다.


 


당신은 죄가 없으십니다.


명진 스님께서도 처음엔,  믿었던 도반으로부터 오는 배신감에 서운한 감정은 있으신 듯 보였지만,


당신의 입장을 이해하시는 듯 법문 중에도 당신을 원망하시는 말씀은 별로 없으셨습니다.


제 느낌인지는 모르나,  이 문제의 책임 공방은 있을지언정, 총무원장 스님을 원망하시는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이제 총무원장 스님께서 용단을 내리셔서 진실을 밝혀주셔야겠습니다.


끝까지 당신을 믿고 계시는 도반 스님을 위해,  당신이 지키고자 하시는 불교계를 위해,


진실을 밝히시고 대를 위한 고육지책이었음을  고백하십시오.


그렇다고 총무원장 스님이 사퇴하셔야 한다는 말씀은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어떤 분이 그 자리에 앉아도 마찬가지 입장이었으리란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다만 조금만 더 현명하게 하셨더라면, 별 무리수를 두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총무원장 스님과 명진 스님 두 분의 관계성 때문입니다.


무조건 권력에 밀릴 것이 아니라 지혜를 모았더라면  윈·윈 할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었을 텐데요.


때론 양보하고, 때로는 버티기도 하면서 밀고 당기기의 명수가 되셔야겠습니다.


어차피 총무원장이라는 자리는 정치색을 띄지 않을 수 없는 자리이니까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것이 세상사는 이치인 것을요.


종교는 정치와는 전혀 딴 세상인 것처럼 말들 하지만, 함께 숨쉬며 사는 세상에서 예외는 있을 수 없을 테니까요.


일반 시민들보다는 조금 자유롭고자 할 뿐,  그러나 그것도 위로 갈수록 더욱 세속적인 것과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음입니다.


 


총무원장 스님의 용단을 기대합니다.

제 목 총무원장 스님께 올리는 글
글 쓴 이 김근희날짜 2010-03-24 조회수 376
wjddudenf1   2010-03-24 오후 10:46:57
이번 일은 백번을 생각해도 일처리의 순서나 방법 면에서는 잘못 되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총무원장 스님께서 용단을 내리셔서 진실을 밝혀주셔야겠습니다.
wjddudenf1   2010-03-24 오후 10:50:52
이미 대세는 기울었습니다.
전국 불자만이 아니라 전 국민들이 명진 스님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종단에서만 묵묵부답, 내지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더는 추태로 몰아가서는 안 됩니다.
dlenfvlf1   2010-03-24 오후 10:55:22
김근희님! 좋은글 감사히 잘 보았슴다.
근데 <자승스님은 죄가 없다>와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어떤 분이 그 자리에 앉아도 마찬가지 입장이었으리란 것>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어 유감임다.
dlenfvlf1   2010-03-24 오후 11:01:06
자승스님과 원담스님 두분에 대한 기대가 컸기때문에 이번 일로 엄청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스님 개인이 미워서라기 보다는 위기의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서 자리에서 아름답게 물러나야 한다고 봅니다.
keskds   2010-03-25 오전 3:30:00
자승스님!!! 불자들이 이 광경을 지켜보는 모습이 아픕니다. 결단을 내려주세요.명진스님과 천일기도를 동참하면서 몸소 실천하시는 명진스님에 대한 진정성과 사회의 구석진 곳에 대한 나눔과
keskds   2010-03-25 오전 3:33:03
배려를 배웠습니다. 불심이 없던 저에게 크나큰 깨달음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습니다. 조계종 무얼 하셨나요~~~ 봉은사는 명진스님을 빼고는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nangyou   2010-03-25 오전 11:42:59
부처님의 가르침과 승가, 그리고 불제자들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 1차적인 책임인데 그게 안되는 총무원은 존재가치가 없습니다.